Journal of the Korean Geo-Environmental Society. 1 August 2025. 5-12
https://doi.org/10.14481/jkges.2025.26.8.5

ABSTRACT


MAIN

  • 1. 서 론

  • 2. 대피소 관련 제도 및 운영체계

  •   2.1 국내 지진 옥외 대피장소 관련 제도 및 운영체계

  •   2.2 해외 주요 국가의 제도 및 유형 분석

  •   2.3 지반환경 관점에서의 공백

  • 3. 지진 옥외 대피장소 분석

  •   3.1 지정 및 운영 현황

  •   3.2 분포 및 수용 능력 분석

  •   3.3 공간적 분포

  •   3.4 접근성 및 실사용성

  •   3.5 환경적 요인 미반영

  • 4. 지진 옥외 대피장소 운영체계의 개선방안

  •   4.1 생활인구 기반 수요 대응 전략

  •   4.2 복합 대피체계 및 운영 단계화

  •   4.3 주변환경 요소 반영을 통한 안전성 확보

  •   4.4 방재공원 개념의 도입과 제도화 방안

  •   4.5 민관 협력을 통한 대피공간 확충과 운영의 안정화

  • 5. 결 론

1. 서 론

도심 지역은 복잡한 지하 인프라, 고층 건물 밀집, 높은 인구 밀도 등으로 인해 지진에 취약하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은 과거 지진 사례를 통해서도 그 위험성이 입증되었다. 예를 들어,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도쿄에서는 초기 대피소로 활용된 군복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하였고, 수도관의 파열로 인해 화재 진압이 지연되면서 수천 명의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Scawthorn et al., 2005). 1994년 미국 노스리지 지진에서는 고속도로의 붕괴와 병원의 기능 상실로 구조 활동이 큰 차질을 빚었으며,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였다(Bolin & Stanford, 2006). 당시까지는 공식적인 옥외 대피소가 존재하지 않았으나, 지진의 피해를 경험한 시민들이 건물 내부가 아닌 공원, 운동장, 주차장 등의 야외 공간을 자발적인 대피처로 활용하였다는 것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였다. 이후 지진 대응을 위한 옥외 대피 공간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2000년대 이후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옥외 지진대피소와 관련 제도와 기준이 마련되기 시작하였으며, 이 시기는 도심지의 고층화와 지하화도 급진적으로 진행되던 때이다. 즉 지진이 빈번한 도시는 현대화와 함께 지진에 대한 회복 탄성력을 기르기 위한 도시계획이 함께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대도시에만 적용되지는 않는다. Xu et al.(2008)은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 사례를 바탕으로, 고베시 나가타구의 공공 대피소 계획을 접근성과 수용 능력 측면에서 재평가하며, 도시형 대피소 계획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이와 같은 사례들을 통해 도시계획 단계에서 도심지의 옥외 대피소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지진방재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지진 옥외 대피소의 지정 및 관련 기준이 제정되었다. 2018년 개정된 「지진·화산재해대책법」을 통해 지진 옥외 대피소가 본격적으로 관리되었다. 그러나 이 시점에는 이미 서울, 부산, 대전, 대구, 광주 등 대도시 지역이 고층화 및 지하화된 상태였기 때문에, 지진 옥외대피소 지정에는 물리적·공간적 한계가 존재한다.

실제로 서울시에서 지정된 총 1,533개소의 지진 옥외 대피소를 살펴보면 대부분 학교 운동장(64.3%)과 공원(32.1%)에 집중되어 있다(MOLIT, 2025; SMG, 2025). 그러나 종로구, 강남구, 여의도 등 주요 도심 지역은 상주인구보다 훨씬 많은 생활인구가 주간 시간대에 유입되며, 이로 인해 대피 수요가 수용 능력을 초과하는 구조적 불균형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Kim et al., 2022; Shin et al., 2021).

관련 법령에 따르면 옥외 대피장소는 면적 기준 및 이격거리 기준 등을 바탕으로 지자체별로 지정해야 한다. 하지만 물리적,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기에 낙하물, 여진, 통신 두절 등 복합 재난 발생 시 효율적인 대응에는 미흡한 실정이다. 아울러 지정 장소가 학교 운동장이나 근린공원에 편중되어 있어, 지역 간 접근성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또한 포항 및 경주 지진 사례에서도 옥외대피소의 실제 활용도가 저조하고, 안내 체계가 미흡하며, 장기 체류 기능이 부족한 문제점들이 반복적으로 지적된 바 있다(NDMI, 2017).

기존 옥외대피소 관련 연구들이 주로 지정 현황 및 위치 분포에 국한된 반면, 본 연구는 서울 사례를 중심으로 생활인구 기반의 수요–공급 격차 분석과 공간 분포 및 수용 능력의 적정성 평가를 통해 도시형 대피공간의 기능적 한계를 진단하였다. 나아가, 대피공간의 위치, 접근성, 실면적, 지반환경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간적·지반환경학적 타당성을 분석하였다. 또한 정책적 제언을 위해, 대규모 지진재난에 대응 가능한 일정 기간 체류형 다기능 대피공간(방재공원)의 필요성을 검토하였다. 마지막으로, 제도적 한계와 운영상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대도시 환경에 적합한 실효성 있는 지진 대피체계 개선방안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2. 대피소 관련 제도 및 운영체계

2.1 국내 지진 옥외 대피장소 관련 제도 및 운영체계

국내에서는 「지진·화산재해대책법」 제10조의3에 의거하여 지자체의 시·도지사는 지진 발생에 대비한 옥외 대피장소를 지정하고 관리할 의무를 가진다. 또한 지자체에서는 행정안전부의 ‘지진 옥외 대피장소 지정 및 관리지침’에 따라 대피소의 지정 기준(이격거리, 면적, 위험시설과의 거리 등)과 표지판 설치, 1인당 0.825m2의 수용면적을 확보해야 한다(MOIS, 2020). 이와 같은 지침은 행정적 요건과 수용능력의 정량적 요소에 국한되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진 피해사례를 기반으로 정량적 검토만으로 타당한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실제 지진 발생 시 복합 혹은 추가적인 피해가 유발될 수 있다. 따라서 지진 이후의 피해에 대응 가능한지 정성적 요소에 대한 평가도 병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주변 구조물의 붕괴에 따른 추가적인 낙하물 발생 가능성, 연약해진 땅에서 발생하는 지반 붕괴 및 산사태 등 위치적 위험요소, 지형 조건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시의 경우, 다른 도시와 달리 고밀도 도시로 생활인구 기반의 수요 분석과 지역적 특성에 따른 차등화된 지정 전략이 요구되며, 주민등록인구 뿐만 아니라 생활인구 고려를 통한 실제 재난 상황에서의 대응 실효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Yoo et al., 2025).

2.2 해외 주요 국가의 제도 및 유형 분석

2.2.1 일본의 사례

일본은 재난대응 체계 전반을 포괄하는 「재해대책기본법」(1961)을 중심으로, 대피소의 유형, 지정 기준, 내진 성능, 물자 비축, 재난약자 보호 등 다양한 요소를 법제화하고 있다. 「건축기준법」(1950)에서는 학교, 체육관, 공공청사 등 실내 대피소로 사용되는 건축물에 대해 일반 시설보다 1.2배 이상의 내진 성능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낙하물 방지, 재난약자 접근성, 비상설비 설치 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Son, 2017; Song, 2024).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가 수립하는 「지역방재계획」을 통해 지역의 자연재해 특성을 반영한 대피소 운영 절차, 시설 기준, 훈련 계획 등이 통합적으로 관리되고 있다(Na et al., 2018).

운영 측면에서는 ‘피난장소’와 ‘피난소’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피난장소는 공원, 광장 등에서 1차로 낙하물 피해를 회피하기 위한 옥외 공간이며, 피난소는 일정 기간 체류가 가능한 실내 공간으로서 내진 성능을 갖춘 학교, 공공청사 등이 해당된다(NHK, 2022). 대규모 재난 시에는 화재 확산 등을 고려해 넓은 개방 공간을 활용하는 ‘광역 피난장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고밀도 도시 환경에 적합한 기능 분담형 피난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고층건물 밀집 지역에서는 내진·내화 기준을 충족한 민간건물을 ‘긴급 피난 빌딩’으로 지정해 실질적인 수용력을 보완하고 있다.

2.2.2 미국의 사례

미국은 「Robert T. Stafford Act」(1988)와 「NEHRP(National Earthquake Hazards Reduction Program)」(1977)를 중심으로 연방정부 차원의 지진 대응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피소의 설치·운영에 대한 기준과 재난약자 고려사항 등을 제도화하고 있다. NEHRP는 내진 설계 기준, 입지 평가, 지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술 지침을 제시한다. 실무적으로는 미국 적십자사(American Red Cross)의 Shelter Operations Guide를 통해 대피소 입지, 시설 운영, 위생 및 보건관리, 구조적 안전성, 정보 전달 체계 등 전 과정을 표준화하고 있으며, 장애인·고령자 등 재난 취약계층을 고려한 맞춤형 설계 기준도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미국은 법·제도·운영지침 간 연계를 통해 대피소 운영의 일관성과 효과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2.3 지반환경 관점에서의 공백

해외 사례와 비교하면, 국내 지진 대피장소 지정 제도는 법적 근거는 마련되어 있으나, 주변 환경적 요인을 공학적 으로 고려한 평가 요소의 미반영은 분명 실효적 한계점으로 제기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계획 단계에서부터 건물 낙하물 발생 가능성, 공터의 내진 안정성, 위험시설과의 거리, 산사태 및 액상화 가능성 등 다양한 지반 및 구조적 위험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반면, 국내 지정 방식은 면적과 행정 구역별 주민등록인구와 같은 정량적 요소에 편중되어 있어, 실제 지반 특성이나 주변 위험요소에 대한 반영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대도시의 경우, 대부분의 대피소가 학교 운동장이나 근린공원 등 제한된 유형의 공공부지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들 지역의 지반조건(예: 충적층 분포, 포화토 존재, 경사면의 안정성 등)에 대한 사전 지반조사 및 평가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이는 지진 발생 시 침하, 액상화, 낙하물 등 2차 피해로 인해 대피공간이 오히려 위험 요소로 전환되거나, 기능을 상실할 가능성도 존재한다(NDMI, 2017). 따라서 지진 옥외대피공간의 지정에 공학적 평가 지표(지반 및 지하공간 현황, 위험시설 이격거리, 사면 안정성 등)를 포함한 실효적인 기준 및 점검 기술이 필요할 것으로 파악된다.

3. 지진 옥외 대피장소 분석

서울시는 현재 행정안전부의 기준을 충실히 준수하여 각 자치구를 기본 단위로 한 지진 옥외 대피장소를 유지·관리하고 있다. 본 장에서는 운영체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서울시의 지정 및 운영 현황, 분포 및 수용 능력, 공간적 분포, 접근성 등의 분석을 수행하였다.

3.1 지정 및 운영 현황

서울시는 행정안전부의 「지진 옥외 대피장소 지정 및 관리지침」에 따라 자치구 단위로 옥외 대피장소를 지정·운영하고 있다. Fig. 1은 지진 옥외대피소의 행정구별 분포현황을 나타냈다. 2025년 3월 기준, Fig. 1(a)와 같이 25개 자치구 내 총 1,533개소가 지정되어 있으며, 이 중 학교(986개소, 64.3%)와 공원(492개소, 32.1%)이 전체의 약 96%(Fig. 1(b))를 차지하고 있다(MOLIT, 2025; SMG,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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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Distribution of earthquake outdoor evacuation sites: (a) Number by district, (b) Type of facility (Mar. 2025)

운영 측면에서는 중앙정부의 지침에 따라 연 2회의 단계별 정기 점검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각 자치구의 자체 점검을 시작으로, 서울시의 확인 점검 및 중앙정부의 종합점검이 실시되며, 표준화된 점검표에 따라 물리적 요건, 안내체계, 표지판 관리, 담당자 지정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수용 인원, 시설 유형, 안내체계 등에서 행정안전부의 제도상 기준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2 분포 및 수용 능력 분석

자치구별 지진 옥외 대피장소 수용 인원은 각 자치구의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산정되고 있으며, 이 기준을 준수하여 서울시 대부분의 자치구는 적정 수용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행정구역(자치구) 중심의 지정 방식은 이론상으로는 지역 내 인원의 대피가 가능하나, 실제 서울과 같은 대도시 내 생활인구의 시·공간적 변동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Fig. 2는 서울 열린데이터광장에서 참고한 주민등록인구(‘25년 3월 기준)와 생활인구(‘24년 12월 기준) 분포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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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Population by districts: (a) Registered population (Mar. 2025) and (b) Living population (Dec. 2024)

Fig. 2를 통해 특정 자치구에서 생활인구와 주민등록인구 간에 현저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Table 1에는 이러한 차이를 보이는 대표적인 업무 중심지역 3곳의 사례를 정리하였다. 종로구, 강남구, 여의도 등은 주간 시간대 생활인구가 주민등록인구를 현저히 초과하고 있어, 실제 지진 발생 시 대피 수요가 수용 능력을 크게 상회할 우려가 있다. 예를 들어, 여의도동의 경우 대피소 수용 가능 인원은 67,039명으로 주민등록인구(33,573명) 대비 충분한 수용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주간 시간대 생활인구는 208,488명에 달해, 이를 기준으로 할 경우 실질적인 수용률은 32.2%에 불과하다. 즉, 약 141,449명에 대한 수용 여력이 부족한 상태로, 이는 생활인구 기반의 관점에서 심각한 과밀 위험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Table 1.

Population capacity compared to living population (Dec. 2024)

District Registered Population Living Population Shelter Capacity Shelter Coverage Rate
Yeouido-dong 33,573 208,488 67,039 32.20%
Yeoksam 1-dong 34,161 186,794 37,729 20.20%
Jongno 1·2·3·4-dong 6,705 135,881 40,283 29.60%

3.3 공간적 분포

서울시의 지진 옥외 대피장소는 자치구별 학교나 공원 부지를 중심으로 지정되어 있어, 공간적 분포 측면에서 균형을 이루고 있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종로구, 여의도 등 주요 도심·업무 밀집 지역은 학교나 공원 부지가 상대적으로 적어 지진 옥외 대피장소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다수 발견되었다. 이러한 지역에서는 Fig. 3에 나타낸 바와 같이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공부지(예: 광화문광장, 한강공원 등)의 활용 및 검토 방안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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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3

Status of undesignated earthquake outdoor evacuation sites in Seoul: (a) Jongno-gu and (b) Yeouido

3.4 접근성 및 실사용성

서울시를 포함한 대부분의 자치구에 지정된 지진 옥외대피장소는 규모가 작은 학교 운동장이나 근린공원에 편중되어 있다. 이들 중에는 협소한 진입로, 급경사지, 좁은 골목길 등 지형적 제약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종로구 북악산 인근의 대피소는 산악지형에 위치해 있으며, 진입 경로의 경사율이 평균 10.32%(대피소 300m 반경 기준)에 이르는 구간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3조에 명시된 보행자 경사로 권장 기준(기울기 1:12, 8.33%)을 초과하는 수치로, 고령자나 장애인의 접근에 구조적인 제약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조건은 재난 시 대피 과정에서 병목현상 발생 및 안전 사각지대 확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서울시에서는 전체 대피소의 약 65%에 해당하는 학교 시설의 야간 및 주말 시간대 출입문 즉시 개방을 위해 행정안전부 및 교육청과의 지속적인 협의 및 지침 개정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까지 자동 개방 시스템이나 비상통제 절차 등 실제 지진 상황 발생 시 실질적 운영을 위한 프로토콜은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NDMI, 2017).

3.5 환경적 요인 미반영

서울시의 지진 옥외 대피장소 지정 기준은 Table 2에 정리하였으며, 주로 면적, 접근성, 공공성 등 행정적 요소를 중심으로 설정되어 있다. 반면, 지진과 직접 관련된 지반조건(예: 침하 가능성, 낙하물 위험도, 액상화 취약성 등)에 대한 요소는 반영되어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서울시 지진 지반분류 결과(Lee et al., 2024)를 고려하면, 전체 지진 옥외대피소의 약 14%가 S3~S4 등급의 지반(얕고 연약한 지반~깊고 단단한 지반)에 위치해 있으며, 해당 지역은 지진 시 지반증폭 및 액상화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다. 이처럼 물리적 지반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지정은, 단순한 면적 기준만으로는 안전성 확보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Table 2.

Designation criteria by type of earthquake shelter

Type Designation Criteria
Outdoor
Evacuation
Sites
• (Safety) Designated in parks or sports fields free from collapse, falling objects, or secondary hazards
• (Accessibility & Capacity) Easy access for residents and minimum 0.825 m2 per person
• (Surrounding Facilities) Distance from hazardous facilities: ≥30 m from gas, ≥300 m from chemical
  plants; road access required
• (Space Use) Used as a short-term shelter; evacuation information and signage must be installed
Temporary
Shelter
Facilities
• (Structural Safety) Earthquake-resistant buildings such as schools, public institutions, and training centers
• (Space Standard) 2.6–3.6 m2 per person; located where emergency relief supply and access are convenient
• (Facility Requirement) Equipped with essential utilities: water supply, meals, toilets, power, and
  communication
• (Operation & Management) Enables prolonged stay after emergency evacuation; private facilities
  (hotels, religious buildings) may be utilized if necessary

이는 행정안전부에서 제시한 지침이 구체적인 공학적 기준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점과, 정량적 지표 충족을 위한 형식적 지정이 이루어졌다는 제도적 한계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현재의 대피장소 지정 방식은 지형, 지물, 주변 위험시설과의 거리, 지반 특성 등 다양한 환경적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재난 발생 시 실제 기능 유지가 어려운 공간이 포함될 우려가 있다.

향후에는 충적층 분포, 경사 안정성, 연약지반 존재 여부 등 기술적 기준이 반영된 대피소 지정 체계를 마련해야 하며, 도심 밀집 지역의 특성을 감안한 차별화된 지정 전략 수립과 함께 실효성 있는 점검 및 관리 기준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4. 지진 옥외 대피장소 운영체계의 개선방안

4.1 생활인구 기반 수요 대응 전략

서울시는 고밀도 도시 구조와 시간대별 생활인구 집중 현상으로 인해 기존의 주민등록 기반 대피체계만으로는 실제 지진 발생 시 효과적인 대응에 한계가 있다. 업무 및 상업 중심지구인 종로구, 강남구, 여의도 등은 특정 시간대 생활인구가 상주인구의 3~5배에 달하여 대피 수요와 시설 수용능력 간의 불균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지진 대피체계는 주민등록인구를 포함한 생활인구를 고려하여 공간 전략의 재편이 필요하다.

Fig. 4는 대도시 대피공간의 다기능 활용을 위한 구역의 재편성 방안에 대하여 도시하였다. 서울의 대표적인 중심지역인 종로구와 여의도 내에 지정된 지진 옥외대피공간이 평상시에는 다른 도시 기능(예: 공원, 주차장, 광장, 이벤트 공간 등)으로 활용되다가, 재난 발생 시에는 지진 대피소로 전환되는 구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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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4

Multi-functional use of metropolitan evacuation sites: (a) Jongno-gu and (b) Yeouido

종로구의 경우 주요 공공 광장이나 공원(예: 세종문화회관 앞 광장 등)이 일상에는 도시 여가·문화 공간으로 활용되다가, 긴급 상황 시에는 대피소 기능을 수행하는 다기능 구조를 갖추고 있다. 여의도 경우 국회의사당 주변 광장 등은 평상시에는 업무·여가 공간이지만, 재난 시에는 광역 대피장소 형태로 활용될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선 사례는 특정 지역에 한정된다. 서울시는 자치구별로 서로 다른 인구 분포적 특성을 보유하고 있기에 이를 충분히 고려한 설계 방안 및 연구가 요구된다. 따라서 인구특성을 고려하여 행정구역을 넘어 도시 전체의 구조와 인구 흐름을 반영한 공간적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4.2 복합 대피체계 및 운영 단계화

현행 대피소 운영체계는 지정과 수용인원 산정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실제 재난 발생 시 혼잡, 접근장애, 이동 병목 등 실사용성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피소를 규모와 기능에 따라 명확하게 구분하고, 단계적 운영 시나리오를 도입하여 유연한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1차 대피소는 주거지 인근 소규모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을 활용하고, 2차 광역 대피소는 생활인구 밀집 지역의 광장과 공공부지를 지정하며, 3차 임시주거시설은 일정 기간 체류가 가능한 시설 중심으로 지정하여 운영할 수 있다. 이러한 복합적이고 단계화된 대피체계는 재난 상황의 시간 흐름에 따라 여진, 화재, 통신 두절 등의 복합 피해 상황까지 고려한 실효적 대응 시나리오와 연동되어야 한다.

Fig. 5는 단계적 운영 시나리오에 대한 흐름도이다. Fig. 5에서 제안하는 단계별 복합 지진대피 운영체계는 재난 발생 직후부터 장기적인 대응에 이르기까지, 재난의 시간적 경과와 피해 규모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되도록 설계하였다. 초동 대응은 초기 혼잡 완화와 긴급 안전 확보를 목표로 하며, 주거지 주변의 접근성이 좋은 소규모 공간을 활용하여 신속한 초기 피난을 유도한다(1단계). 광역 대피소는 지진 발생 후 혼잡이 지속되거나 추가 피해 우려 시 대규모 공공부지를 활용하여, 집단 수용과 동시에 의료 지원 및 안전 관리 체계를 구축하여 운영한다(2단계). 임시 주거시설은 장기적 재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시설로, 내진 설계된 안전한 건물에서 일정 기간 생활이 가능하도록 급식, 급수, 위생 설비, 의료 지원 등 종합적 지원 체계를 갖추어 운영한다(3단계). 이러한 단계적 운영 흐름도는 실제 재난 상황에서 대응 능력을 체계화하고,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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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5

Operational flow of the multi-stage earthquake evacuation system

4.3 주변환경 요소 반영을 통한 안전성 확보

현재 중앙정부의 지진 옥외 대피장소 지정 기준은 주로 면적, 접근성, 공공성 등 행정적 요건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지진 발생 시 중요한 주변환경 요소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도심 지역은 충적층 기반에 복층 지하구조물이 혼재된 특성이 있어 단순한 공터 형태의 대피소라도 지반침하, 낙하물 위험, 액상화 등 구조적 위험성이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대피장소 지정 기준에는 토질 특성, 지하구조물 현황, 낙하 위험시설과의 이격거리, 경사도 및 접근로 등의 지반환경적 평가 지표를 포함하여 기술적 안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4.4 방재공원 개념의 도입과 제도화 방안

서울과 같은 초고밀도 도시는 평상시 활용성과 재난 상황에서의 기능성을 동시에 갖춘 다기능 공간 전략이 요구된다. 이러한 요구에 부합하는 방안으로 방재공원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Fig. 6은 방재공원의 설계 개념도이다. 방재공원은 평상시에는 시민의 여가·휴식 공간으로 활용되고, 재난 발생 시에는 응급 체류, 구조 지원, 구호물자 분배, 정보 전달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복합형 대피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은 단순한 공터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비상 발전 설비, 응급 의료시설, 이동식 화장실, 위생시설 및 다언어 정보전달 체계 등을 사전에 구축하여야 한다. 도쿄도, 후쿠오카시 등 일본의 주요 도시는 이미 방재공원을 도시구조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서울시도 관련 조례 제정 및 설계 기준 마련 등을 통해 방재공원의 제도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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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6

Concept of disaster prevention park design

4.5 민관 협력을 통한 대피공간 확충과 운영의 안정화

현재 서울시를 포함한 지자체의 지진 대피소는 학교와 같은 공공시설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어 야간이나 주말에는 이용이 제한적이며, 민간시설 활용 또한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지진 발생 시 위치적으로 유리한 민간시설(대형마트, 주차장, 호텔 등)의 활용 가능성을 제도화하여 대피 인프라의 탄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민간시설과의 사전 협약을 체결하고, 출입통제 기준, 자동 개방 체계, 시설 관리 및 책임 소재 등에 관한 협약을 명확히 설정하는 민관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민간시설을 긴급 피난장소로 적극적으로 지정하고 협약을 통해 운영 책임과 개방 기준을 명확히 규정하여 운영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서울시 또한 유사한 협약 체계 구축 및 인센티브 제도 마련 등을 통해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도시 재난 대응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5. 결 론

본 연구는 서울시 지진 옥외 대피장소 운영체계를 도시 내 생활인구 분포의 공간적 특성과 주변환경 요소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복합재난 대응에 적합한 대피공간 운영방안과 제도적 개선 방향을 제시하였다. 본 논문의 주요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현재 서울시 지진 옥외 대피장소는 행정안전부의 지침에 따라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지정되어 있으나, 종로구, 강남구, 여의도 등 중심업무지구의 경우 특정 시간대 생활인구가 상주인구 대비 최대 5배에 달하여 재난 상황에서 수용능력을 초과하는 심각한 구조적 불균형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단순한 행정구역 기반의 획일적 지정 방식을 넘어 생활인구의 공간적 분포를 고려한 수요 기반의 전략적 대피공간 지정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2) 지진 옥외 대피장소의 지정 기준이 면적, 접근성, 공공성 등 행정적 요소에 편중되어 있어, 실제 재난 상황에서의 안정성을 결정하는 지반환경적 요소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도심 지역에서는 지반 침하, 액상화 현상, 낙하물 위험, 경사 안정성, 지하 구조물과의 간섭 등 공학적 위험 요소들이 대피공간에서 2차적, 복합적 피해 가능성을 분석해야 한다. 이는 기준에는 주변환경(예: 대피소 지반특징, 인근 구조물 내진안정성 등)이라는 요소로 평가 항목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3) 재난 발생 시 예상되는 혼잡, 이동 병목, 접근 제한 등 실사용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대피소(주거지 인근), 광역 대피소(도심 업무지구), 임시주거시설(장기 체류 가능 시설) 등으로 구분된 복합적이고 단계적인 대피체계를 구축하고, 재난 상황에 따른 운영 시나리오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단계별 대피체계는 시간대별 인구 밀도와 체류 시간, 재난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유연하고 효과적인 대응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4) 지진 대피공간은 단순히 일시적인 피난 장소에 그치지 않고 일정 기간 체류가 가능하며, 응급 의료 지원, 정보 전달, 구조 활동 등의 다양한 기능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다기능형 공간으로의 발전이 필요하다. 이러한 요구에 부합하는 대안으로 방재공원 개념이 제안될 수 있으며, 방재공원은 평상시 시민의 여가·휴식 공간으로 활용되다가 재난 시 체류형 복합 대피공간으로 기능을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도시계획 단계부터 이러한 공간의 설계와 제도화가 추진되어야 도시형 재난 대응 인프라로서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다.

(5) 공공시설 중심의 기존 대피시설 운영은 시·공간적 제약이 불가피하므로, 위치적으로 유리한 민간시설(대형마트, 호텔, 주차장 등)을 대피공간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민관협력 기반의 제도적 기반 구축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민간시설과 사전 협약을 체결하고, 시설의 자동 개방 체계, 책임 분담 기준, 시설 운영에 대한 명확한 협약 조건 및 인센티브 제도 마련 등을 통해 실제 재난 발생 시 즉각적이고 안정적인 활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결과와 개선방안은 서울시 지진 대피체계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며, 고밀도 도시 환경에 적합한 공학적 방재 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연구에서는 대피공간의 지반환경 평가모델 개발, GIS 기반 생활인구-위험도-시설통합 공간분석 모델 구축, 시뮬레이션 기반의 가상 대피훈련 시스템 개발 등과 후속 연구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ements

본 연구는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지진 옥외 대피장소 운영 및 효과성 확보 방안(2024-PR-86)” 과제 지원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과제번호 NRF-2022R1I1A1A01054495)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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