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도시 기반 시설의 핵심 구성요소인 상·하수도, 가스, 통신 및 전력 관로는 대부분 지중에 매설되어 도로 포장체 하부에서 장기간 운용된다. 이러한 매설관은 교통하중, 지반 조건의 변화, 매설 깊이 및 되메움 품질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구조적 안정성이 결정되며, 파손 시 사회·경제적 피해가 크게 발생한다. 이에 매설관의 거동 특성을 규명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적·수치적 연구가 수행되어 왔다. Cassa et al.(2010)은 매설관 재질에 따른 매설관의 균열 거동을 유한요소해석을 통해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매설관에 누수공이 발생할 경우 누수공의 가장자리에 응력이 집중되어 재료의 항복강도를 초과할 수 있어 소성변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모든 누수공의 면적은 압력에 비례하여 선형적으로 증가하며, 압력이 누수공에 미치는 영향은 누수공의 직경이나 균열 길이가 증가함에 따라 지수적으로 커짐을 확인하였다. Ban et al.(2013)은 수치해석을 통해 지하 매설관의 거동 및 균열 발생 패턴을 분석하였다. 매설 깊이(H)와 매설관의 직경(D)을 주요인자로 선정하여 연구한 결과 매설 깊이가 깊을수록 매설관에 작용하는 응력이 감소하는 경향을 확인하였으며, 매설관 설계 시 H/D를 2 이상으로 충분한 매설 깊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하였다. Lee et al.(2016)은 콘크리트 매설관의 응력 분포를 분석하기 위해 되메움층의 재질과 인버트에 존재하는 공극의 영향을 고려한 수치해석을 수행하였다. 해석 결과 횡방향 하중 조건에서 후프응력이 가장 작게 나타났으며, 균일 하중 조건에서 가장 크게 발생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인버트에 공극이 존재할 경우, 공극이 없는 경우보다 오히려 인버트 부근의 후프력이 증가하여 헌치 영역으로 전달됨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콘크리트 매설관에 전달되는 하중 메커니즘과 이에 따른 응력분포를 규명하여, 환경 조건을 고려한 매설관 설계의 기초 자료를 제시하였다. Ban et al.(2021)은 3차원 유한요소 해석을 통해 하중 유형, 지하수 조건, 공동 존재 여부가 매설된 콘크리트 관의 토압 분포와 균열 전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헌치 부근에 공동이 존재할 경우, 존재하지 않는 경우보다 균열 폭이 약 2.7배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균열은 크라운에서 시작해 스프링라인과 인버트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침수 및 헌치 공동 조건에서 균열 전파가 가장 크게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매설관의 응력분포와 균열 거동을 지배하는 환경 요인들을 분석하여 제시하였다. Ji et al.(2021)은 열화로 인해 매설관에 누수가 발생할 때 누수 구간 주변의 토양-구조물 간 상호작용이 약화되어 안정성이 저하됨을 규명하기 위해 Mohr-Coulomb 모델과 강도감소모델을 비교하여 누수에 따른 지반 강도 열화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누수 발생 후 30일이 경과된 시점에서 Mohr-Coulomb 모델은 매설 깊이 변화가 구조물의 변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강도감소모델은 매설관의 매설 깊이의 증가와 누수 범위의 확장에 따른 구조물의 변위를 나타냄을 확인하였다. 이에 Mohr-Coulomb 모델보다 강도감소모델이 구조물의 안정성 저하 거동을 합리적으로 모사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이와 같이 선행연구들이 수행되었지만 매설관의 실제 거동은 매설관-지반 상호작용과 포장체의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하므로 공학적 거동과 설계에 대한 합리적 평가가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매설관의 특정 재질과 단일 직경에 집중되어 있거나, 제한된 매설 깊이만을 고려하여 되메움재의 열화가 매설관의 후프응력 및 거동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지는 못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상용지반해석프로그램인 Plaxis-2D를 이용하여 매설관의 재질(Steel), 직경(200, 600mm), 매설 깊이비(H/D=2, 4) 및 되메움층의 열화율을 주요 변수로 설정하고 교통하중 하에서의 후프응력 분포와 변형 거동 특성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매설 깊이와 되메움재 강성 저하가 매설관의 구조적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향후 매설관 설계 시 고려해야할 주요 설계 변수와 보강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수치해석 모델링
2.1 해석조건
Mohr-Coulomb 모델은 지반 재료가 어느 시점에서 파괴되는지를 예측하기 위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해석 모델이다. 이 모델은 지반 재료의 전단강도(Shear strength)를 산정하기 위해 사용되며, 파괴 포락선(Failure envelope)과 모어원(Mohr’s circle)으로 시각화할 수 있다. Fig. 1은 Mohr-Coulomb 모델의 기본 개념을 나타낸다.
파괴 포락선은 지반이 전단파괴 상태에 도달할 때의 전단응력(τ), 점착력(c), 주응력(σ), 내부마찰각(φ) 간의 관계를 직선 형태로 표현하며, 일반적으로 다음 Eq. (1)으로 나타낸다.
where, τ : Shear strength
c : Cohesion
σ : Normal stress
φ : Friction angle
모어원은 주응력(σ1, σ3)을 주요 인자로 하며, 최소주응력(σ3)과 최대주응력(σ1)의 차이를 지름으로 하는 원 형태로 표현된다. 이는 지반의 응력상태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며, 수치해석 과정에서도 응력 분포와 파괴 여부 판단에 활용된다.
본 연구에서는 해석 대상인 포장체의 구성 재료 특성을 고려하여 각 층별로 적합한 해석모델을 적용하였다. 포장층(Concrete), 기층(Base), 노상(Subgrade), 베딩(Bedding)은 선형탄성모델(Linear Elastic model)로 설정하였다. 기층은 일반적으로 자갈재로 구성되어 강성이 높고 탄성적인 거동을 보이므로 선형 거동을 가정하였다.
베딩층과 노상층은 포장체 하부에 위치하여 직접적인 하중 전달 경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며, 전체 거동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판단되어 동일하게 선형탄성모델로 적용하였다. 반면 되메움층(Backfill)은 지반의 비선형 거동을 보다 현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Mohr-Coulomb 모델을 적용하였다. 이 모델은 항복 조건, 팽창 각도, 점착력, 내부마찰각 등의 파라미터를 통해 지반의 소성 거동을 모사한다.
2.2 수치해석에 사용된 물성치
수치해석에 사용된 지반물성치는 선행연구(Ban et al., 2013; Ban et al., 2021)를 참고하였으며, 선행연구 결과 분석과 매칭과정(Matching process)을 수행하였다. 모델의 신뢰 확보를 위해 물성치를 보정한 결과는 Table 1에 나타냈다.
Table 1.
Material properties of soil
수치해석에 사용된 열수송관의 두께는 KS D 3562 배관용 탄소강관 규격(2018)을 적용하였으며, 물성치는 Cassa et al.(2010)의 연구를 참고하여 Table 2에 나타냈다.
Table 2.
Material properties of pipe
| Internal diameter (mm) | Wall thickness (mm) | Elastic modulus (Mpa) | Poisson’s ratio | Numerical model | |
| Steel pipe | 200 | 6.4 | 200,000 | 0.29 | Elastic |
| 600 | 9.5 | 200,000 | 0.29 | Elastic |
2.3 모델형상 및 경계조건
수치해석에서 사용된 모델 형상은 Fig. 2와 3에 나타냈다. Fig. 2는 열수송관 매설 시의 단면 모식도를 나타낸 것으로, 상부로부터 콘크리트 포장층, 기층, 되메움층, 노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그림에서 보듯이 열수송관의 중심선을 기준으로 구조물이 좌우 대칭 구조를 이루고 있으므로, 해석의 효율성을 위해 Fig. 3과 같이 절반 단면만을 모델링하여 해석을 수행하였다. 그림을 보듯이 해석 영역은 관 중심으로부터 수평 방향으로 관 직경의 약 8배, 하부는 약 7배 이상으로 설정하여 경계영향을 최소화하였다.
2.4 하중조건
본 연구에서는 매설관 매설이 완료된 후 도로포장 하부에 작용하는 차량하중에 의한 관의 거동을 분석하기 위해, 실제 도로 하중조건을 모사할 수 있도록 총하중 200kN의 2축 8륜 트럭 하중 모델(Fig. 4)을 적용하였다. 이 모델은 전·후방 축에 각각 100kN의 하중이 작용하며, 전체 바퀴 수는 8개로 구성되어 있다. 각 바퀴에 분담되는 하중은 약 25kN으로 산정되며, 타이어의 최대 접지압은 988kPa로 가정하였다. 이에 따라 바퀴 1개당 접지면적은 25,304mm2로 계산되었다. 윤간 거리는 2.0m로 설정하고, 하중은 등분포로 작용한다고 가정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총하중을 등분포하중으로 환산한 결과, 열수송관 상부 포장층에 작용하는 등분포하중은 약 809.6kN/m으로 계산되었다.
2.5 해석조건
수행한 수치해석의 조건(Case)은 Table 3에 나타냈다. 표를 보듯이 매설관의 재질은 Steel이며, 매설관 직경은 200, 600mm이다. 또한 매설 깊이 비인 H/D를 2와 4로 구성하여 총 4가지 Case에 대하여 해석을 수행하였다. 지반열화율은 시간에 지남에 따른 지반 강도 저하를 모사하기 위한 인자로, 초기 강도(0%) 부터 30%까지 되메움층의 전단강도를 감소시켜 열화에 따른 매설관의 거동을 분석하였다.
3. 수치해석 결과
도로포장 하부에 매설된 열수송관의 거동을 분석하기 위해 매설 깊이에 따른 매설관 주변 토체의 응력 분포와 후프응력을 확인하였다. Fig. 5는 매설관과 주변 토체 사이의 응력분포를 나타냈다. 그림을 보듯이 매설 깊이가 증가할수록 매설관과 토체 사이에 발생하는 응력이 감소함을 확인하였다. 이는 매설 깊이가 충분하다면 되메움층의 자중과 측압이 커지기에 상재하중이 매설관에 직접 작용하지 않고 주변 토체를 통해 측방향으로 재분배됨을 의미한다. 응력의 분포 형태를 살펴보면 매설관의 크라운에서 최대 응력이 발생하였지만, 상부 어깨면을 따라 점차 감소하여 스프링라인에서 최소화됨을 확인하였다. 인버트에서도 유사하게 하부 어깨면을 따라 응력이 감소하여 스프링라인에서 최소화됨을 확인하였다. 또한 매설관의 직경이 클수록 단면강성의 증대로 동일한 외력 조건에서 관의 변형이 억제되어 매설관의 주변에서 발생한 응력이 낮게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결과적으로 매설관의 직경이 클수록, 매설 깊이가 깊을수록 관 주변 응력은 감소하였다. 이는 하중 전달 경로의 변화와 지반의 구속 강성의 차이에 대한 복합적 거동임을 확인하였다.
Table 4는 지반열화에 따른 응력 변화를 나타냈다. 표를 보듯이, 지반 열화율이 증가할수록 매설관과 주변 토체 사이의 응력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Case 1의 경우 크라운에서 초기(0%) 대비 30% 열화 시 약 32.4% 감소하였으며, 인버트에서는 약 5.9% 감소하였다. 매설 깊이가 깊은 Case 2에서는 크라운 응력이 약 34.7%, 인버트 응력이 약 6.4% 감소하였다. 직경이 600mm로 증가한 Case 3에서는 각각 약 33.0%, 6.7%의 감소율을 나타냈으며, Case 4에서는 크라운에서 약 28.0%, 인버트 약 5.0%로 감소 폭이 완화되었다. 이는 매설 깊이와 직경이 커질수록 토체의 구속효과가 커져, 지반 열화에 따른 응력 저하 폭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였다.
Table 4.
Results for normal stress variation due to ground degradation
Fig. 6은 후프응력의 분포를 나타냈다. 그림을 보듯이 지반 열화에 따라 매설관의 후프응력이 감소하는 경향을 확인하였다. 이는 지반이 열화됨에 따라 되메움층의 전단강도가 저하되어 충분한 하중전달을 하지 못함으로써 매설관에 작용하는 구속 효과가 저하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매설 깊이가 깊어질수록 후프응력이 감소함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후프응력의 감소는 매설 깊이가 깊어질수록 토체의 구속효과가 강화되어 관의 원주방향 변형이 억제되고 상재하중이 매설관에 직접 작용하지 않고 토체 내부에서 아칭 효과에 의해 부분적으로 소산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매설관의 거동이 관 자체의 강성보다 주변 토체의 상대강성에 의존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Table 5는 후프응력의 분포를 나타냈다. 표를 보듯이 되메움층의 열화율이 증가함에 따라 매설관의 후프응력이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Case 1의 경우, 크라운에서 초기(0%) 대비 30% 열화 시 후프응력이 약 39.4% 감소하였으며, 인버트에서는 약 6.1% 감소하였다. Case 2에서는 각각 약 54.9%, 32.8% 감소하였고, 직경이 큰 Case 3의 경우 약 44.0%, 10.7% 감소하였다. 또한 가장 깊은 매설 조건인 Case 4에서는 크라운에서 약 37.4%, 인버트에서 약 8.3% 감소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지반이 열화될수록 되메움층의 전단강도가 저하되어 매설관에 작용하는 구속효과가 약화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되메움층의 강성이 낮아질수록 하중 전달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매설관의 후프응력이 감소하며, 매설 깊이와 관 직경이 증가할수록 토체의 구속효과가 강화되어 응력 감소율이 완화됨을 확인하였다.
Table 5.
Results for hoop stress variation due to ground degradation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도로포장 하부에 매설된 열수송관을 대상으로 매설 깊이, 직경 및 지반 열화에 따른 응력 거동을 수치해석적으로 분석하였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매설 깊이가 증가할수록 매설관과 주변 토체 사이의 응력은 전반적으로 감소하였다. 이는 깊은 매설 조건에서 토체의 구속효과가 강화되어 상재하중이 매설관에 직접 전달되지 않고, 토체 내부에서 아칭효과에 의해 측방향으로 재분배됨을 의미한다.
(2) 매설관과 토체 사이의 응력은 매설관의 크라운 부근에서 최대값을 보이며, 상·하부 어깨면을 따라 점차 감소하여 스프링라인에서 최소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분포는 토체 내부의 하중 재분배와 구속효과에 의한 매설관과 토체 간의 복합거동이라 판단된다.
(3) 매설관의 직경이 커질수록 단면 강성이 증가하여 관의 변형이 억제되고 동일 조건에서 주변 토체 사이의 응력이 감소하였다. 이는 관의 구조강성과 토체의 상대강성 비에 의해 응력 전달 경로가 변화함을 의미한다.
(4) 되메움층의 강성이 열화될수록 매설관의 후프응력과 주변 토체 사이의 응력이 감소하였다. 이는 되메움층의 전단강도 저하로 인해 구속효과가 감소하여 하중 전달을 충분히 하지 못함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1) 매설 깊이가 깊을수록, 2) 매설관의 직경이 클수록, 3) 지반 열화가 심할수록 매설관에 작용하는 응력이 감소하는 경향을 확인하였다. 이는 매설관의 거동이 관 자체의 강성보다 주변 토체의 상대강성 및 구속효과에 의존함을 보여주며, 장기적인 열수송관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되메움층의 물성 저하를 최소화하고 적절한 매설 깊이와 되메움 재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한정된 해석 조건을 통해 연구를 수행하였으므로, 향후 다양한 매설조건(포장체 종류, 되메움 재료 특성 등)을 고려한 추가 해석 및 검증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