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연구 방법
2.1 지진 위험도 평가 체계
2.2 지반 재해 인자 산정
2.3 사회적 노출 및 취약성 산정
3. 결 과
3.1 지반 재해 인자 분포
3.2 사회적 노출 및 취약성 분포
3.3 통합 지진 위험도 평가
4. 토 의
4.1 사회적 위험 요인의 영향
4.2 고위험 지역 중심의 핀셋형 방재 전략
4.3 위험 요인별 맞춤 전략
5. 결 론
1. 서 론
현대 대도시의 지진 방재 체계는 단순한 물리적 피해 예측을 넘어, 도시 시스템의 기능을 유지하고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 확보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Kang et al., 2013). 특히 서울과 같은 고밀도 도시의 재난 양상은 지반 조건과 같은 자연적 요인과 건축물의 노후도, 인구 밀집도 등 사회·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Davidson, 1997). 따라서 효과적인 방재 대책 수립을 위해서는 잠재적 위험뿐만 아니라 위험에 노출된 자산의 규모와 이에 대한 내재적 취약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지진 위험도 평가가 필수적이다(Ahn et al., 2025).
한반도는 과거 지진 안전지대로 인식되었으나, 2016년 경주 지진과 2017년 포항 지진을 계기로 지진 재해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였다(Yang, 2018). 수도권은 지진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발생 시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예상되는 저빈도-고위험(Low Frequency, High Risk)의 재난 특성을 갖는다. 고층 건물이 밀집하고 인구 유동성이 높은 도시 환경에서는 중간 규모의 지진이라도 노출된 자산의 양과 사회적 취약 구조에 따라 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Mascheri et al., 2024; Ghaffarian et al., 2025; Rahimi et al., 2025).
연구 대상지인 서울특별시는 2025년 기준으로 약 958만 명이 거주하는 세계적인 대도시이다. 지질학적으로는 한강변을 중심으로 두꺼운 충적층이 발달하여 지진파의 증폭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Fig. 1). 또한, 급격한 도시화 과정에서 형성된 고밀도의 주거·상업 지역과 1988년 내진설계 도입 이전 만들어진 건축물, 그리고 고령화된 인구 구조가 공존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복합적 특성을 반영하여 서울의 지진 위험을 정밀하게 진단해야 한다.
기존의 지진 위험도 평가 연구(Jeong et al., 2010; Lee et al., 2025)는 자료 확보의 한계와 정책상 편의성으로 인해 행정구역을 기본 분석 단위로 설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거시적 접근은 광역 차원의 정책 수립에는 유용하나, 도시 내부의 복잡한 공간적 이질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갖는다. 예를 들어, 같은 자치구 내에서도 지반 조건이나 건축물의 노후도에 따라 위험도 수준이 다를 수 있다(Park et al., 2016; Zaalishvili et al., 2019; Bellalem et al., 2024). 따라서 도시 계획 및 방재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행정 경계를 넘어선 고해상도의 미시적 분석이 요구된다(Nath & Thingbaijam, 2009).
이에 본 연구는 GIS와 다기준 의사결정 분석(Multi-Criteria Decision Analysis, MCDA) 기법을 활용하여 250 m 격자 단위에서 서울시의 통합 지진 위험도를 평가하고자 하였다.
2. 연구 방법
2.1 지진 위험도 평가 체계
UNDRR(2015)과 ISO 13824(2009)에서 제시하는 재난 리스크 평가 모델에 기초하여, GIS 기반의 MCDA 평가 체계를 구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개별 건축물의 물리적 파괴 확률을 산정하는 확률론적 취약도 곡선 방식이 아닌 도시 전체의 공간적 위험 분포를 파악하기 위한 지수 기반 평가 모델을 적용하였다. 이에 따라 지진 위험도(Risk)는 Eq. (1)과 같이 정의하였다.
여기서, 재해 인자(Hazard)는 지반공학적 부지효과(site effect)를, 노출성(Exposure)은 인구 및 시설물의 양적 규모를, 취약성(Vulnerability)은 피해 민감도를 의미한다.
지진 위험도 지수(Seismic Risk Index, SRI)는 각 평가 영역의 지표에 대해 계층분석법(Analytic Hierarchy Process, AHP)을 통해 도출된 가중치(w)를 적용하여 산정하였다. SRI는 지반 재해 인자와 사회적 위험 지수(RSoc)의 결합으로 정의되며, 산정식은 다음과 같다.
RSoc는 구조적 영역과 인구학적 영역으로 구분되며, 각 영역별 지수에 가중치를 적용하여 다음과 같이 계산하였다.
여기서, k는 구조적 및 인구학적 영역으로 구분되며, wk는 각 영역의 상대적 중요도를 나타내는 가중치이다.
영역별 지수 Ik는 노출성과 취약성을 각각 가중합으로 산정한 뒤, 두 값을 곱으로 결합하여 정의하였다.
여기서, Exposurei와 Vulnerabilityj는 영역 k에 포함된 세부 노출성 및 취약성 지표를 의미하며, wE,i와 wV,j는 가중치이다.
모든 지표는 공간 해상도의 일관성을 위해 250 m × 250 m 격자로 할당하여 정규화하였으며, 분석 절차는 Fig. 2와 같이 (1) 공간 데이터 구축 및 전처리, (2) 지표별 정규화, (3) AHP 기반 가중치 산정, (4) 가중치 기반 지표 통합 및 GIS 분석의 단계로 수행되었다. 연구에 활용된 세부 지표는 Table 1에 정리하였다.
Table 1.
Urban seismic assessment domains and indicators
최종 산출되는 SRI 값은 정책 의사결정 시 지역별 우선순위를 식별할 수 있도록 동일한 간격을 갖는 5개의 등급(매우 낮음–매우 높음)으로 분류하였다.
2.2 지반 재해 인자 산정
지반 재해 인자를 도출하기 위해, 서울시를 대상으로 선행 연구에서 적용된 Lee et al.(2025)의 지반 모델링 방법을 적용하였다. 해당 방법은 서울시 내 2만여 개의 시추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각 지점의 기반암 심도(H)와 토층 평균 전단파 속도(VS,soil)를 산정한 후, 정규 크리깅(Ordinary Kriging)을 이용하여 연속적인 Raster 자료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도출된 H와 VS,soil에 대해 국토교통부 내진설계기준(KDS 17 10 00: 2024)에서 제시한 부지 분류 체계(Table 2)를 적용하여 지반 등급을 분류하였다. 이후 지반 증폭 잠재성을 정량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동일한 간격을 갖는 4단계 점수 체계로 변환하였다.
Table 2.
Seismic site classification system (KDS 17 10 00)
2.3 사회적 노출 및 취약성 산정
지진으로 인한 잠재적 피해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도심지의 특성을 반영하여 노출성과 취약성에 기여하는 주요 요인을 선정하였다. 노출성과 취약성은 물적 피해를 나타내는 구조적 영역과, 인적 피해를 의미하는 인구학적 영역으로 구분하였다. 건축물 관련 자료는 국토교통부 세움터에서 제공하는 건축물대장에서 공간 형상 정보를 포함한 폴리곤 및 속성 정보를 CSV 형식으로 수집하였다. 생활인구 정보는 서울 열린데이터광장의 250 m × 250 m 격자 단위의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2.3.1 노출성 산정
구조적 영역에서는 건축물 붕괴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가능성을 반영하기 위해 건축물 밀도를 활용하였다. 또한, 도시 기능의 마비와 2차 피해 확산 가능성을 고려하여 학교, 병원, 관공서 등 중요 시설물 밀도를 함께 포함하였다. 각 지표는 격자 단위 내에 존재하는 해당 시설물의 개수를 기준으로 산정하였다.
인구학적 영역에서는 잠재적 인명 피해의 최대치를 추정하기 위해 인구 밀도를 활용하였다. 실제 거주 인구를 반영하기 위해 새벽 1시의 평균 생활인구 분포(2024년 9월 기준)를 사용하여 야간 상주인구를 추정하였다.
2.3.2 취약성 산정
취약성 지수는 Eq. (5)와 같이 전체 자산(Ntotal) 대비 내진 성능이 미비하거나 신체적 약점 등을 가진 취약 자산 및 인구(Nvulnerable)의 비율(Vratio)로 평가하였다.
구조적 취약성은 지진 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비내진 건축물의 비율을 고려하였다. 내진설계 적용 여부는 건축물대장에서 따로 제공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국내 내진설계 의무화 시기(1988년)와 법적 유예 기간을 고려하여 1994년 이전 사용 승인된 건축물을 내진설계 미반영 건축물로 분류하였다.
인구학적 취약성은 신체적·인지적 능력의 제약으로 인해 재난 시 자력 대피가 어렵거나 정보 접근성이 낮은 재난 약자의 비율을 고려하였다. 「노인복지법」 및 선행 연구(Peek, 2008; Lee et al., 2015)를 바탕으로 65세 이상의 고령자, 10세 미만의 아동, 그리고 언어적 장벽이 있는 외국인을 취약 계층으로 정의하였다.
2.3.3 AHP 기반 가중치 산정
노출성 및 취약성 지표들이 지진 위험도에 미치는 상대적 중요도를 정량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AHP를 수행하였다. AHP는 복잡한 의사결정 문제를 계층구조로 분해하여 쌍대비교를 통해 일관된 가중치를 도출하는 기법이다(Saaty, 1977).
본 연구에서는 지진 공학, 도시 방재, 건축 구조 분야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쌍대 비교 설문을 실시하였다. 이때 각 평가 영역 내에서 두 개 이상의 세부 지표가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AHP 기반 가중치 산정을 수행하였으며, 단일 지표로 구성된 항목의 경우 별도의 가중치 산정 과정 없이 해당 지표를 직접 활용하였다. 각 전문가는 Saaty(1977)의 9점 척도를 사용하여 지표 간 상대적 중요도를 평가하였으며, 설문 조사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일관성 비율(Consistency Ratio, CR)이 0.1 이하인 응답만을 유효 응답으로 간주하고 분석에 활용하였다.
분석 결과, 구조적 영역의 가중치(0.59)가 인구학적 영역의 가중치(0.41)보다 높게 평가된 것은 도심지에서 건축물의 붕괴가 직접적인 인명 피해와 2차 피해를 유발한다는 전문가 인식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Table 3).
Table 3.
AHP-derived weights for the social vulnerability indicators
3. 결 과
3.1 지반 재해 인자 분포
서울시의 지반 재해 인자는 지형학적 특성에 따라 뚜렷한 공간적 차이를 보였다(Fig. 3). Table 2의 기준에 따라 분류한 결과, 서울시는 S1(암반)부터 S4(깊고 단단한 지반)까지의 등급으로 구성되었다.
지반 증폭 잠재성이 높은 지역은 한강 본류를 비롯하여 안양천, 중랑천, 탄천 등 주요 지류가 합류하는 저지대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S4 등급으로 분류된 지역은 퇴적 작용으로 형성된 두꺼운 충적층(H > 20 m)이 분포하며, VS,soil이 260 m/s 이하로 낮게 나타났다(Fig. 3(a), 3(b)).
반면, 북한산, 관악산 등 서울 외곽 산지와 인근 지역은 기반암이 지표 가까이 위치(H ≤ 5 m)하고 VS,soil이 800 m/s 초과로 상대적으로 높아 S1 등급의 양호한 지반으로 분류되었다(Fig. 3(c)).
3.2 사회적 노출 및 취약성 분포
3.2.1 구조적 요인
노출성 지표인 건축물 밀도는 도심 상업 지역과 고밀도 주거지가 형성된 강북구, 동대문구, 용산구 일대에서 격자당 100개 이상의 높은 수치를 보였다(Fig. 4(a)). 또한, 도시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중요 시설물(학교, 병원, 관공서)은 주요 교통 거점과 도심부에 집중 분포하였다(Fig. 4(b)). 반면, 취약성 지표인 비내진 건축물 비율은 서울시 전체 건축물의 약 58.6%를 차지하며, 광범위하게 분포하였다(Fig. 4(c)). 특히 1970~80년대 조성된 구도심(종로구, 중구) 및 저층 주거 밀집 지역에서는 비내진 비율이 80~100%에 달하는 특징을 보였다. 반면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강남구 일부 지역에서는 노후 건축물 비율이 30% 이하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종합적으로 구조적 위험은 건축물이 밀집해 있으면서 동시에 노후화가 진행된 강북의 구도심과 일부 저층 주거지에서 높게 형성되는 경향을 보였다.
3.2.2 인구학적 요인
노출성 지표인 전체 인구 밀도는 업무 지구(광화문, 여의도, 강남)를 제외한 도시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Fig. 5(a)). 취약성 지표인 재난 약자 비율은 계층별로 다른 분포를 보였다. 고령 인구 비율은 평균 18.9% 수준으로 단독 주택 위주의 강북 지역과 서울 외곽 경계 지역에서 30%를 초과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Fig. 5(b)), 아동 비율은 주거지역 전반에 분포하고 있다(Fig. 5(c)). 외국인 비율은 중구, 서대문구, 용산구 등 특정 자치구에 집중되는 공간적 군집 현상을 보였다(Fig. 5(d)). 전반적으로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과 취약 계층 비율이 높은 지역이 공간적으로 일치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3.2.3 사회적 위험도
구조적 요인과 인구학적 요인을 AHP에서 도출된 가중치(Table 3)를 적용하여 RSoc를 산정하였다. 이는 지반진동 증폭 특성이 고려되기 전, 도시 공간 자체가 지진 충격에 대해 내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잠재적 위험 수준을 의미한다. 세부 지표별 분포를 살펴보면, 구조적 지수(IStr)는 공간적으로 뚜렷한 군집 양상을 보였다(Fig. 6(a)). 특히 도심부와 노후 주거지가 밀집한 강북 및 강서 일부 지역에서 지수 값이 높게 나타나, 물리적 취약성이 특정 구역에 편중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반면, 인구학적 지수(IDem)는 상대적으로 도시 전역에 산재하는 경향을 보였다(Fig. 6(b)).
두 지수를 통합한 RSoc 분포를 분석한 결과, 특정 권역에서 극대화되는 경향을 보였다(Fig. 6(c)). 식별된 핫스팟은 주로 비내진 건축물이 밀집해 있으면서 동시에 고령 인구 등 재난 약자가 다수 거주하는 동북권 및 서남권의 일부 주거지에서 나타났다.
3.3 통합 지진 위험도 평가
3.3.1 서울시의 지진 위험도 분포
서울시 전역의 SRI는 Eq. (2)에 따라 산정하였으며, Fig. 7과 같이 서울시의 지진 위험도는 지반 환경과 도시 구조의 특성을 반영하며,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서울 외곽의 산지 및 개발 제한 구역은 지반 재해 인자와 RSoc 값이 모두 낮기 때문에 낮은 SRI 값의 격자들이 분포하였다. 반면, 고위험 지역은 한강 본류와 주요 지류를 따라 형성된 충적 평야 지대와 동북·동남·서남권 일부 고밀도 주거·상업 지역이 만나는 접점 지역에서 군집 형태로 나타났다.
3.3.2 고위험 지역 특성
SRI 값을 5개 등급으로 분류하여 공간적으로 표현한 결과(Fig. 8(a)), 서울시의 지진 위험도가 공간적으로 균등하게 분포하지 않는 양상을 보였다. 위험 인자가 중첩되는 소수의 핵심 지역에 고위험 격자가 집중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등급별 격자 빈도(Fig. 8(b))에서 서울시 전체 면적의 99.7%는 보통 이하의 등급으로 분류된 반면, 전체 격자의 약 0.3%(32개 격자, 2 km2)가 높음 및 매우 높음 등급에 해당하였다. 특히 최상위 위험 등급인 매우 높음 등급의 지역은 단 7개 격자(0.1%)만 식별되었다.
SRI가 높음 및 매우 높음 등급에 해당하는 지역을 고위험 지역으로 정의하고, 고위험 지역의 공간적 패턴을 확인하기 위해 Anselin Local Moran’s I와 DBSCAN 밀도 기반의 공간 분석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위험 지역은 크게 ① 서남권 충적평야–고밀도 주거 복합지대, ② 도심권 중요 시설 집중 지대, ③ 동북권 노후 주거 및 인구 취약지대, ④ 동남권 중요 시설 집중지대의 4가지 권역으로 구분되었다.
식별된 고위험 지역을 서울시 전체 평균과 비교한 결과(Fig. 9), 고위험 지역을 결정짓는 가장 지배적인 요인은 노출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 지역의 건축물 밀도는 서울시 평균의 3.90배, 인구 밀도는 3.28배, 중요 시설물 밀도는 3.17배 높게 나타났다. 취약성 측면에서는 외국인 비율(2.91배)과 비내진 건축물 비율(2.08배)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아동 비율(0.87배)은 서울시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다. 지반 재해 인자 역시 평균의 2.05배로 나타났다. 즉, 고위험 지역은 지진 증폭 가능성이 높은 부지 위에 인구와 건물이 밀집해 있는 복합적 위험 환경을 갖고 있다.
4. 토 의
4.1 사회적 위험 요인의 영향
서울시의 지진 위험도는 물리적인 지반 조건보다는 사회적 요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대도시에서는 지반 조건보다 자산과 인구의 집중 특성이 위험도 형성에 더 크게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지반 조건이 불리한 지역이라도 신도시 개발 등을 통해 낮은 취약성을 확보할 경우, 위험도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향후 서울시의 방재 정책은 통제 불가능한 자연적 제약(지반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도시 계획적 수단을 통해 과도한 노출을 분산시키거나 내진 보강으로 취약성을 저감시키는 방향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
4.2 고위험 지역 중심의 핀셋형 방재 전략
한정된 예산과 인력 내에서 방재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위험의 국지성에 기반한 우선순위 도출이 필요하다. 분석 결과, 즉각적인 개입이 필요한 높음 등급 이상의 고위험 지역은 전체 면적의 0.3%에 불과하였다. 이 지역은 지반 증폭과 구조·인구학적 취약 요인이 중첩되어 실제 지진 발생 시 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서울시 전역에 자원을 획일적으로 배분하기보다는, 고위험 지역을 대상으로 내진 보강, 기반 시설 정비, 대피소 확충 등의 사업 예산을 우선 투입하는 핀셋형(Pin-point) 방재 전략이 검토될 수 있다.
4.3 위험 요인별 맞춤 전략
3.3.2절에서 도출된 4개의 주요 권역을 대상으로 지표 조합의 유사성과 공간적 분포 특성을 검토하였다. Fig. 10은 권역별 지표값을 서울 평균과 비교한 결과이다. 서남권 및 동남권은 Type I, 도심권은 Type II, 동북권은 Type III의 세 가지 유형으로 범주화하여 다음과 같이 맞춤형 관리 방향을 제시한다.
Type I (재해 인자-노출 집중형)의 경우, 지반 특성을 고려한 안전 관리가 요구된다. 건물 단위의 내진 보강을 넘어, 지역 단위의 지반 개량 공법을 적용하여 증폭 위험을 근원적으로 저감할 필요가 있다. 또한, 건물 간 이격 거리를 확보하고 완충 녹지를 조성하는 등 도시 계획적 접근이 요구된다.
Type II (도심 복합 취약형)는 기능 지속성 확보 및 포용적 소통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중요 공공시설 및 건축물의 내진 성능을 향상시켜 도시 기능의 마비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높은 외국인 비율과 유동 인구를 고려하여 다국어 재난 문자, 픽토그램 기반의 대피 유도 사인 등 소프트웨어적 대책을 고려할 수 있다.
Type III (주거 밀집 및 인구 취약형)를 대상으로는 생활 밀착형 인명 보호 전략이 효과적이다. 하드웨어적으로는 노후 주택 정비 사업과 연계한 내진 보강 비용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소프트웨어적으로는 고령자 돌봄 서비스를 활용한 신속 구조 체계를 마련해야 하고, 고지대·골목길 등 지역 특성을 반영하여 보행 약자에 친화적인 대피로 개선 사업이 병행될 수 있다.
5. 결 론
본 연구는 서울을 대상으로 지반공학적 재해 인자와 도시의 물리적·사회적 요인을 통합한 지진 위험도 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250 m 격자 단위의 고해상도 공간 분석을 수행하였다. 재해-노출-취약성의 국제적 재난 위험 평가 체계를 적용하여 도시 내부의 위험 분포와 고위험 지역의 형성 특성을 체계적으로 진단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서울시의 통합 지진 위험도는 위험 요인이 중첩되는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고위험 지역은 전체 면적의 약 0.3%에 불과하였으며, 이는 한정된 방재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전략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둘째, 고위험 지역의 주요 위험 요인은 지반 조건보다 사회적 요인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대규모 도시에서 건축물 및 인구의 밀집도 관리와 취약성 저감이 위험 완화의 핵심임을 보여준다. 셋째, 고위험 지역은 위험 요인에 따라 ① 재해 인자-노출 집중형(Type I), ② 도심 복합 취약형(Type II), ③ 주거 밀집 및 인구 취약형(Type III)의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었다. 각 유형에 대응하는 지반 개량, 기능 지속성 확보, 생활 밀착형 인명 보호 중심의 맞춤형 관리 방향을 도출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지진 위험도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도시 재생 사업, 내진 보강 지원 사업, 도시 안전망 구축 사업 등의 대상지 선정에 있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확률론적 지진 위험도 분석과 결합하여 특정 지진 시나리오별 피해 예측을 수행하고, 건축물별 취약성 곡선(Fragility Curve) 개발과 경제적·사회적 복원력 지표를 통합한 회복탄력성 평가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