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연구 대상 지역 및 데이터 개요
2.1 연구 대상 지역
2.2 데이터 현황
2.3 설계 부지 분류 시스템
3. 데이터 전처리 및 부지응답 특성 산출
3.1 데이터 전처리 및 Vs 프로파일 산출
3.2 부지응답 특성 산출
3.3 데이터셋 통합 및 이상치 분석
4. 부지 응답 특성 및 분류
4.1 부지 응답 특성 분포
4.2 GIS 공간보간 기반 부지 특성 분석
4.3 부지 분류 결과
5. 결 론
1. 서 론
최근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인 2016년 경주 지진(규모 5.8)과 2017년 포항 지진(규모 5.4)은 대표적인 내륙 지진 사례로, 이로 인해 서울과 같은 인구 밀집 도시에서의 지진 재해 우려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Kim et al., 2020; Song et al., 2021). 특히 서울은 다양한 지반 조건을 가진 대도시로서, 지진 발생 시 국지적인 지반 특성에 따라 피해 양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밀하고 체계적인 지진 재해 평가가 요구된다.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지진의 규모뿐만 아니라 지반 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Anthymidis et al., 2012; Stanko et al., 2023). 부지 효과(site effect)에 따라 연약 지반에서는 지진파가 증폭되며, 지진 에너지의 주파수 성분이 변조되어 구조물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도시 지역의 지진 위험도 평가에서 지반 조건 분석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지진 정밀구역화(seismic microzonation)는 지역별 지반 특성에 따른 지진 증폭 가능성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진 재해 대응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과정이다(ISSMGE, 1999). 이 과정은 사회적 취약성 평가 및 지진 피해 저감 대책 수립에도 활용되며(Lee & Oh, 2022; Mihalić et al., 2011),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4단계로 구성된다: (1) 입력 지반운동 정의, (2) 지반 모델 구성, (3) 부지 응답의 수치해석 및 증폭 계수 산정, (4) 지진 미소구역도 작성(Pagliaroli, 2018). 이 중에서도 전단파 속도(Vs) 프로파일은 지반 모델의 정확도와 지진 응답 분석의 신뢰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다(Oliveira et al., 2023; Sun et al., 2014).
Vs 프로파일을 구축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MASW(Multichannel Analysis of Surface Waves), Downhole, Crosshole 시험 등 지구물리탐사를 통해 직접 측정하는 방식이며, 둘째는 표준관입시험을 통해 얻은 N값과 Vs 간의 경험적 상관관계를 활용한 간접 추정 방식이다(Heo & Kwak, 2022). 도시 지역에서는 지구물리탐사의 공간적 제약과 비용 부담으로 인해 자료 확보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아, 기존 시추공 자료를 활용한 간접 추정 방식이 실용적인 대안으로 활용된다(Kienzle et al., 2006; Papadimitriou et al., 2008).
국내에서는 아직 체계적이고 정밀한 지진 정밀구역화 연구가 충분히 수행되지 않았다. Lee & Oh(2022)는 한반도 전역을 대상으로 지진, 지반공학적, 사회적 특성을 통합하여 종합적인 위험도를 평가하였으나,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한 고해상도 구역화 분석은 미비하였다. Lee et al.(2020)은 세종시를 대상으로 부지구역화를 수행하였으나, 분석에 활용된 Vs 주상도 자료의 수가 제한적이어서 면적 대비 공간 해상도가 낮은 한계가 있었다.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한 Sun & Kim(2016)의 연구는 지반조사 자료 중 지층정보를 기반으로 부지 등급 구역화를 수행하였으며, 각 지층에 사전 정의된 대표 Vs값을 일괄 적용하였다. 그러나 심도별 지반 강도를 정량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SPT-N 프로파일과 같은 핵심 자료는 충분히 고려되지 않아, 실제 지반의 불균질성과 지역별 강도 차이를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선행 연구들은 지진 정밀구역화에 있어 다양한 지반 정보의 통합적 활용이 필수적임을 강조하고 있다(Oliveira et al., 2020). 따라서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정밀한 부지 특성 평가를 통해 지역 맞춤형 위험도 지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Lee et al., 2024).
본 연구에서는 서울 대도시 지역의 지진 정밀구역화를 위해 시추공 자료(지층정보 및 SPT-N값)와 지구물리탐사 자료(Vs 프로파일)를 통합적으로 활용하여, 고밀도의 지반 정보를 기반으로 한 분석 방법론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서울시 내 약 22,000개의 시추공 자료와 241개의 지구물리 측정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확률적 및 공간적 이상치 제거를 위한 최적화된 데이터 전처리 절차를 적용하였다. 이후, 지구통계학적 보간 기법을 통해 대상지역 전역의 부지 응답 매개변수(site effect parameter)를 산정하였다. 주요 부지 응답 매개변수는 지진파의 부지증폭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인자로서, 기반암 깊이(H), 상부 토층의 평균 전단파 속도(VS,soil), 30m 깊이 평균 전단파 속도(VS30), 부지 고유주기(TG) 등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내진설계를 위한 부지분류(site classification)를 수행하였다.
본 연구는 시추공과 지구물리탐사 자료의 통합 분석을 통해, 서울시 전역에 대한 지진 재해 평가를 위한 정밀하고 신뢰도 높은 기초자료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2. 연구 대상 지역 및 데이터 개요
2.1 연구 대상 지역
본 연구의 대상 지역인 서울특별시는 한반도 중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경 124-132°, 북위 33-44°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Fig. 1(a)). 서울은 동서 방향으로 약 36.8km, 남북 방향으로 약 30.3km에 이르는 총 605.5km2의 면적을 차지하며, 지형적으로 최고 고도는 687m에 달하는 반면, 최저 고도는 한강 인근 지역으로 해발 약 10m 수준이다(Fig. 1(b)).
지질학적 특성(Fig. 2)을 살펴보면, 한반도의 지질층서는 선캄브리아기부터 신생대까지의 오랜 지질시대를 거쳐 형성되어 있다(Kim & Ji, 2022). 서울 북부 지역에는 기반 편마암에 관입한 쥐라기 흑운모 화강암(Jgr)이 전체 면적의 약 24%를 차지하며 노출되어 있으며, 한강을 중심으로 도심 중앙부와 남서부 지역에는 선캄브리아기 줄무늬 편마암(PCEkbgn)이 48.6%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Yun et al., 2007). 서울의 주요 산악지형인 관악산(해발 632m)과 북한산(해발 837m)은 화강암 지대(PCEgrgn, PCEkgrtgn)에 위치하고 있다. 한강과 그 지류를 따라서는 충적토(Qa)가 서울 면적의 약 22.9%를 덮고 있으며, 한강으로부터 2km 이내 지역의 충적토 두께는 20-30m인 반면, 그 외곽 지역에서는 5-10m 정도의 두께를 보인다(Lee et al., 2018). 이 저지대 토사는 주로 하천작용이나 풍화작용을 통해 형성되어 있다(Kim et al., 2001).
2.2 데이터 현황
지진 정밀구역화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지반공학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수적인데, 본 연구에서는 활용한 데이터의 종류와 출처는 Table 1과 같다. 대량의 지반조사 자료는 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는 국토지반정포 포털시스템(MOLIT, 2019)에서 활용하였으며, Fig. 3과 같이 분포되어 있다.
Table 1.
Summary of the integrated geotechnical database used in this study
활용된 지반조사 자료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며, 각 층의 토질 분류와 두께 정보로 구성된 지층 정보와 SPT를 통해 획득된 N값 프로파일이다. 지층 정보는 총 22,499개 부지에서, SPT 결과는 13,054개 부지에서 확보되었으며, 이 중 11,362개 부지에서는 두 정보가 모두 존재하였다.
이와 함께, 비록 수량은 제한적이지만 Downhole 시험과 같은 지구물리탐사를 통해 직접 측정된 Vs 자료도 고려하였다. 이러한 직접 측정된 Vs는 희소하고 공간적으로 편중되어 있으나, 대표값 산정 및 상관관계식 검증에 중요한 기준점으로 활용되었다.
세 가지 자료원(지층정보, SPT-N값, 직접 측정 Vs)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서울시 전역에 대한 통합적 Vs 프로파일 구축을 수행하였다.
2.3 설계 부지 분류 시스템
2.3.1 국내 내진설계기준(KDS)
국내 내진설계기준인 KDS 17 10 00:2018(MOLIT, 2018)은 VS,soil과 기반암 심도를 기반으로 하는 이원화된 부지 분류 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이 분류 체계는 부지를 S1부터 S6까지 총 6개 등급으로 구분하며, 각 등급별 정의는 Table 2와 같다. 각 부지 등급별로 적용되는 지진 증폭계수는 Table 3와 같으며, 이는 내진설계 시 지반운동 수준을 결정하는 데 활용된다.
Table 2.
KDS-based site classification system
Table 3.
Site amplification factors according to KDS
Site class | Short-period amplification factor (Fa) | Mid-period amplification factor (Fv) | ||||
S*<0.1 | S=0.2 | S=0.3 | S<0.1 | S=0.2 | S=0.3 | |
S1 | 1.0 | 1.0 | 1.0 | 0.84 | 0.84 | 0.84 |
S2 | 1.4 | 1.4 | 1.3 | 1.5 | 1.4 | 1.3 |
S3 | 1.7 | 1.5 | 1.3 | 1.7 | 1.6 | 1.5 |
S4 | 1.6 | 1.4 | 1.2 | 2.2 | 2.0 | 1.8 |
S5 | 1.8 | 1.3 | 1.3 | 3.0 | 2.7 | 2.4 |
2.3.2 미국 NEHRP 기준
미국 NEHRP(National Earthquake Hazards Reduction Program)의 부지 분류 체계는 국제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준 중 하나로, VS30을 기준으로 부지를 A부터 F까지 6개의 등급으로 분류한다(Table 4).
Table 4.
NEHRP-based site classification system
Site class | Ground type | VS30 (m/s) |
A | Hard rock | > 1,500 |
B | Rock | 760 - 1,500 |
C | Very dense soil or soft rock | 360 - 760 |
D | Stiff soil | 180 - 360 |
E | Soil | < 180 |
F | Soil requiring site-specific evaluation | - |
NEHRP 분류 체계는 단일 매개변수(VS30)만을 사용하여 부지를 분류하므로 적용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한국과 같이 기반암 심도 변화가 큰 지역에서는 부지 응답 특성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Aaqib et al., 2021). 특히 기반암 심도가 얕은 지역에서는 기반암 상부 토층의 구성이 증폭 특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KDS의 이원화된 분류 체계가 국내 지반 조건에 더 적합할 수 있다(Manandhar et al., 2018).
본 연구에서는 두 분류 체계를 모두 적용하여 서울 지역의 부지를 분류하고, 두 체계의 차이점을 비교·분석하였다.
3. 데이터 전처리 및 부지응답 특성 산출
3.1 데이터 전처리 및 Vs 프로파일 산출
지반조사 과정이나 시험결과의 기록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Park et al., 2021; Phoon & Kulhawy, 1999), 신뢰성 있는 부지응답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전처리 작업이 필수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데이터 분석에 앞서 비정상적인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제하고 분류하는 과정을 Fig. 4와 같이 수행하였다.
먼저, 데이터 수기입력 과정에서 발생한 누락 또는 오기입 오류를 제거하거나 수정하였다. 특히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조사 목적이나 발주기관의 기준에 따라 자료 형식에 차이가 존재하였으며, 대표적으로 철도 프로젝트의 경우 설계기준에 따라 표고값이 일반 기준보다 약 100m 높게 기입된 사례가 확인되었다.
이후 Vs가 직접 측정된 데이터를 분류하고, SPT-N값이 있는 데이터와 지층정보만 존재하는 데이터를 구분하여 각각의 분포 특성에 따라 처리하였다.
3.1.1 탄성파탐사 기반 Vs 측정값
241개의 탄성파 탐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층정보를 매립토·퇴적물·풍화토·풍화암·연암·보통암·경암의 7개 대표 그룹으로 단순화하고, 지층별 평균 Vs 값을 도출하였다(Table 5). 산출된 대표 Vs 범위는 기존 문헌(Heo & Kwak, 2022; Sun et al., 2014)과 비교하여 신뢰성을 확인하였으며, 이후 단계의 Vs 프로파일 구축에 적용하였다.
Table 5.
Summary of Vs characteristics for each soil and rock layer
3.1.2 SPT 기반 Vs 추정
SPT 데이터셋의 경우 먼저 N값과 관입량에 불일치가 있는 경우(예: 0/0, 30/50, 150/30, -1/30)나 필수 정보가 누락된 프로파일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국내 지반조사에서는 관례적으로 N = 50까지만 측정하며, 이때 30cm의 관입이 달성되지 않은 경우에는 관입 길이를 별도로 기록한다. 또한, N = 50일 때 관입 길이 정보가 누락된 측정치는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관입 깊이가 30cm 미만인 경우에는 KDS 17 10 00:2018(MOLIT, 2018)에 따라 30cm까지 선형 외삽하여 N값을 산정하였다(Sun et al., 2013). Dung et al.(2011)에 따르면 이러한 외삽법이 특히 조밀한 자갈 모래에서는 실제 측정값보다 다소 작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나, 실무적 관점에서는 보수적인 접근법으로 충분히 활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제된 깊이별 N값을 바탕으로 Sun et al.(2013)이 제안한 경험적 상관관계식인 Eq. (1)를 사용하여 Vs 프로파일을 산정하였다.
3.1.3 지층정보 기반 Vs 추정
지층정보 데이터셋의 경우, 먼저 입력 오류(층 두께의 음수 값, 층과 토양 유형 간 불일치)나 누락 정보(미확인 층 및 토양 유형)가 있는 데이터를 제거하였다. 다음으로 Table 5에 있는 지층별 대표값을 적용하여 Vs 프로파일을 산정하였다.
3.2 부지응답 특성 산출
앞서 산출한 Vs 프로파일을 기반으로 다음과 같은 주요 지진공학적 매개변수인 H와 VS,soil, VS30, TG를 산정하였다.
3.2.1 기반암 깊이 추정
KDS 기준에 따르면 Vs가 760m/s 이상인 지층의 상부 경계를 공학적 기반암으로 정의하고 있다. SPT기반 Vs산정 데이터를 활용하는 경우, 시추 종료 심도까지의 자료로부터 Vs가 760m/s에 도달하는 심도를 직접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Sun et al.(2007)이 제안한 경험적 상관관계식인 Eq. (2)를 적용하여 Vs 프로파일의 외삽 및 기반암 심도를 추정하였다.
여기서, e0 = -0.403, e1 = 30.875는 형상 인자, z = SPT-N값이 50인 깊이, zd는 z 아래 깊이, VS,z = 깊이 z에서의 Vs값이다.
특히, 지층정보만 있는 시추공 자료의 경우, 지층 구분 중 연암, 보통암, 또는 경암이 처음 출현하는 심도를 기반암 심도로 간주하였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암반층은 Vs가 760m/s를 초과하는 특성을 보이므로 공학적 기반암으로 설정하였다.
3.2.2 전단파속도 및 고유주기 산정
부지응답 특성을 대표하는 주요 매개변수인 VS,soil는 지표면부터 기반암 상부까지의 토층을 대상으로 Eq. (3)을 이용하여 계산하였다.
여기서, Di는 i번째 토층의 두께이며, VSi는 해당 층의 전단파 속도이다.
VS30은 VS,soil과 유사한 방식으로 계산되나, Eq. (4)와 같이 심도가 30m 깊이까지로 한정된다.
TG는 부지증폭 특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로, 기반암 깊이까지의 토층 두께와 전단파속도를 이용하여 Eq. (5)와 같이 산정하였다.
3.3 데이터셋 통합 및 이상치 분석
3.3.1 데이터셋 통합
지진 정밀구역도의 공간 해상도와 데이터 밀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SPT 기반 및 지층정보 기반으로 추정된 Vs 프로파일과 탄성파 탐사 기반으로 직접 측정된 Vs 데이터를 통합하였다. 이들 데이터는 서로 다른 출처에서 확보된 것으로, 척도(scale)와 분포 특성(distribution characteristics)이 상이하므로, 확률밀도함수(Probability Density Function, PDF)를 활용하여 각 데이터셋의 통계적 분포 특성을 비교·분석하였다.
SPT 기반 VS,soil과 지층정보 기반 VS,soil의 분포 특성을 비교한 결과(Fig. 5), 기반암 심도의 경우 지층정보 기반 추정치가 다소 깊은 값으로 산정되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이는 지층 설명에 기반한 분류가 SPT-N값에 비해 보수적으로 적용되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VS,soil은 두 방법 모두 유사한 중심 경향을 보였으나, SPT 기반 방법이 더 넓은 범위의 분포를 나타내어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다. TG의 경우도 지층정보 기반 추정치가 SPT 기반 추정치보다 소폭 장주기 쪽으로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기반암 심도 추정 결과와 일관성이 있었다.
Table 6에서 변동계수(COV)를 비교한 결과, 데이터셋 간 전반적인 변동성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측정 방법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각 데이터셋이 지반의 전반적인 특성을 반영하는 데 있어 일정 수준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직접 측정된 Vs 데이터셋은 H, VS,soil, TG 전 변수에서 가장 낮은 COV를 보여 상대적으로 분포가 안정적인 경향을 보였으나, 이는 서울시 전역에 분포하는 시추공 데이터와 달리 지구물리 탐사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어 공간적 다양성이 제한된 데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Table 6.
Comparison of H, VS,soil, VS30, and TG statistics by data type
Fig. 3에서 지구물리 측정 지점들이 주로 한강 유역 인근의 충적지대에 위치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지역들은 전반적으로 기반암 심도가 깊게 발달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VS,soil은 비슷해도 H가 커지는 만큼 TG 역시 상대적으로 크게 산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이러한 지점의 VS,soil 값 자체는 도심부의 다른 지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는 연약지반이라도 VS,soil 값이 지역별로 유사하게 분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3.3.2 공간적 이상치 분석
지반조사 자료에는 자연적인 지질 및 지층 조건의 불연속성 외에도, 공간 자기상관(spatial autocorrelation) 패턴에서 벗어나 주변 지점들과 현저히 다른 값을 보이는 공간적 이상치(spatial outliers)가 존재할 수 있다. 이러한 이상치는 공간 보간 결과를 왜곡시켜 지진 정밀구역화의 정확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공간 통계 기반의 이상치 식별 및 제거 절차가 필수적이다(Phoon & Kulhawy, 1999).
본 연구는 Kim & Ji(2022)가 제안하고 있는 Moran I 통계량과 크리깅 교차 검증 기법을 적용하여, 기반암 심도를 목표 변수로 공간적 이상치를 판별하였다(Fig. 6). Moran I 분석을 통해 주변 지점과의 상관관계가 크게 벗어나는 점들을 식별하였고, 교차 검증에서는 예측오차가 큰 상·하위 5% 데이터를 이상치로 간주하였다. 두 기법에서 공통적으로 이상치로 분류된 자료는 최종 분석에서 제거하였으며, 그 결과 기반암 심도의 평균제곱근오차(RMSE)가 5.22에서 4.68로 약 10% 개선되는 효과가 확인되었다.
4. 부지 응답 특성 및 분류
4.1 부지 응답 특성 분포
자료 전처리 과정을 거친 후 최종적으로 분석에 활용된 데이터는 전체 수집 자료의 약 61%에 해당하는 14,788개이다. 서울 시추공 데이터의 약 96%가 30m 미만의 기반암 심도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7). 기반암 심도의 평균값은 14.8m이며, VS,soil은 336m/s로 산출되었다.
지형 고도와 기반암 심도의 상관성을 로그 스케일로 분석한 결과, 선형 회귀의 결정계수(R2)는 0.18로 나타났다. 이는 지표 고도가 낮아질수록 기반암이 깊어지는 경향이 일부 확인되었으나, 서울 지역의 기반암 심도는 지형 요인뿐만 아니라 지질 구조·퇴적 환경 등 복합적인 지반 조건에 의해 지배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4.2 GIS 공간보간 기반 부지 특성 분석
서울시 전역의 부지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GIS 기반의 지구통계학적 공간보간 기법을 적용하였다. 분석 대상은 기반암 심도, VS,soil, TG, 그리고 VS30의 네 가지 주요 부지 매개변수이며, 이 결과를 토대로 부지를 분류하였다.
공간적으로 누락된 지점의 값을 예측하기 위해 다양한 보간 기법을 비교 평가한 결과, OK 크리깅(Ordinary Kriging) 기법이 가장 낮은 평균제곱근오차(RMSE)를 나타내어 최적의 방법으로 선정되었다(Kim & Kim, 2019). 다만, 해발고도 120m 이상의 산악 지역은 암반 노두가 분포할 가능성이 높고 기반암 심도가 0에 수렴하는 경우가 많아, VS,soil 등의 매개변수 산정이 실질적으로 무의미하다고 판단되어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OK 크리깅 보간 기법을 적용하여 도출된 네 가지 부지 매개변수의 공간 분포 결과는 Fig. 8에 제시하였다.
기반암 심도의 공간 분포(Fig. 8(a))는 한강 유역을 중심으로 남부 지역에서 30m를 초과하는 깊은 기반암 심도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며, 이는 하천 작용에 의해 형성된 충적층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VS,soil의 분포(Fig. 8(b))는 지형 특성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며, 산악 지역에서는 500m/s를 초과하고 한강 인근의 저지대에서는 300m/s 미만의 값을 나타낸다.
TG의 공간 분포(Fig. 8(c))는 기반암 심도와 VS,soil의 복합적 영향을 반영하며, 한강 유역을 따라 TG가 0.3~0.6초 이상으로 높게 나타나는 반면, 산악 및 구릉 지역에서는 0.1초 미만의 짧은 고유주기가 지배적으로 분포한다.
VS30의 공간 분포(Fig. 8(d))는 전반적으로 VS,soil과 유사한 경향을 보이나, Fig. 7에 나타낸 바와 같이 VS30 값의 범위가 더 넓게 나타나며, 대부분 지역에서 VS,soil보다 큰 값을 나타낸다. 이는 서울시 대부분의 지역에서 기반암이 30m 이내에 존재하여, 해당 깊이 내에 Vs ≥ 760m/s의 암반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지반 특성의 구조적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으며, VS30만을 기준으로 하는 국제 부지 분류 체계와 기반암 심도 및 VS,soil를 함께 고려하는 KDS의 이원화된 부지 분류 체계 간의 해석적 차이를 뚜렷하게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4.3 부지 분류 결과
국내 내진설계기준 공통적용사항(KDS)에 따른 부지분류 체계(H, VS,soil 기준)를 서울시 전역에 적용한 결과를 Fig. 9(a)에 나타내었다. 분석 결과, 지형 및 지질 조건에 따라 산악지대와 저지대 간의 부지 등급 분포가 뚜렷하게 구분되는 양상을 보였다. 예를 들어, 북한산, 관악산 등 기반암이 얕게 분포하는 산악지역과 도심부의 고지대는 주로 S1~S2 등급으로 분류되었으며, 반면 한강 유역을 중심으로 충적층이 두껍게 발달한 저지대 지역은 S3~S4 등급으로 구분되었다.
VS30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NEHRP 체계를 적용한 결과(Fig. 9(b)), H와 VS,soil를 병합적으로 고려하는 KDS 체계와는 상이한 공간 분포 양상을 보였다. 대부분의 지역은 B등급(암반)과 C등급(조밀한 토사 또는 연암)으로 분포하였으며, 한강 유역 주변의 일부 저지대에서만 D등급(견고한 토사)으로 분류되었다. 이와 같은 분포는 서울의 지반 특성상 30m 이내에 암반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지 분류 등급별 면적 비율을 Table 7과 같이 나타내었다. 먼저, 암반 노두가 예상되는 산악지형에 해당하는 S1 등급은 전체 면적의 약 13%를 차지하였다.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것은 S2 등급으로, 전체 면적의 약 71%를 구성하며, 주로 북부 및 남부의 산지 인근 지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3 등급은 서울시 전체 면적의 약 2%를 차지하며, 동부의 도심지 저지대를 중심으로 소규모 분포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S4 등급은 서울시 전체 면적의 약 14%를 구성하며, 주로 서부 한강 유역 일대에 집중적으로 분포하였다. 매우 연약한 지반 조건을 나타내는 S5 등급과 특수한 지반 특성을 갖는 S6 등급은 분석 대상 지역 내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서울시 내의 지질·지반 조건상 해당 등급에 해당하는 부지가 존재하지 않거나, 매우 제한적인 범위에 분포하여 분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Table 7.
Area proportions of site classes in Seoul based on KDS and NEHRP systems
KDS system | NEHRP system | ||
Site class | Area ratio (%) | Site class | Area ratio (%) |
S1 | 13 | A | 13 |
S2 | 71 | B | 19 |
S3 | 2 | C | 63 |
S4 | 14 | D | 5 |
S5 | - | E | - |
S6 | - | F | - |
한편, NEHRP 기준으로 분류할 경우, 대부분이 B(19%)와 C(63%)등급으로 분류되었다. 이는 30m 깊이 이내에 기반암이 출현하는 지역이 많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면, D 등급(5%)은 일부 한강 저지대에 국한되어 있으며, E, F 등급(매우 연약 지반)에 해당하는 지역은 관찰되지 않는다.
이처럼 동일 지역이라도 KDS 기준에서는 S2, S3 등급으로 구분되는 반면, NEHRP 기준에서는 B~C 등급을 부여하게 되어, 부지 분류 결과에 상당한 차이를 야기한다. 결국, S2(71%)와 S3(2%) 지역이 NEHRP 체계에서는 B(19%)와 C(63%) 등급으로 나뉘어 표현되며, 이는 분류 기준에 따라 도시 내 분포양상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각 부지 등급별 지반 특성의 분포(Fig. 10)를 세부적으로 분석한 결과, KDS 기준에서는 S2 등급이 약 0.15초, S3는 0.2초, S4는 0.35초를 중심으로 TG가 정규분포 형태를 보였다. 특히 S2와 S3 등급은 TG 분포 범위가 상당 부분 중첩되는 반면, S4 등급은 0.1~0.6초의 넓은 분포를 가지되 중첩 범위는 비교적 적은 편으로 나타났다. 이는 TG 기준으로 부지를 분류할 경우, 기존 등급 간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기반암 심도와 VS,soil를 기준으로 하는 현행 KDS 이원화 분류 체계가, 실제 지반 증폭 특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TG의 분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기반암이 얕고 지반 이질성이 큰 지역인 서울에서는 TG를 고려한 보완적 분류 체계의 도입이 필요할 수 있다.
또한, NEHRP 기준에서는 TG 분포의 중첩 현상이 KDS보다 더욱 심하게 나타났으며, 이는 VS30만을 기준으로 한 단일 분류 방식이 기반암 심도가 얕은 국내 지반 조건에서는 적용에 한계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KDS와 NEHRP 기준에 따라 생성된 부지 분류 지도는, 서울시의 주요 지형 구조를 반영하여 전반적으로 유사한 공간 분포를 보였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분류 기준의 차이로 인해 해석 결과에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두 체계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기반암 심도가 얕은 지역에 대한 분류 방식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상부 토층이 연약한 지역은 S3 등급(얕은 연약층)으로 분류된다. 반면, 동일 지역이라도 NEHRP 체계에서는, 30m 깊이 내에 단단한 암반층이 포함될 경우 VS30이 증가하여 C등급 이상으로 상향 분류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러한 차이는 동일한 위치라 하더라도 적용하는 부지 분류 체계에 따라 산정되는 지반운동 수준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설계 또는 해석 단계에서 두 체계를 혼용할 경우, 부지 특성 해석 및 지반증폭 평가 결과에 차이를 초래하여 내진설계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같은 비교·분석 결과는, 국내처럼 기반암이 얕은 지질 구조 지역에서는 KDS의 이원화된 부지 분류 체계가 부지응답 특성을 보다 정밀하게 반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앞서 분석한 바와 같이, KDS 체계 또한 TG 분포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향후에는 TG 기반의 보완된 분류 체계 도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설계 적용 시에는, 동일 부지라도 적용 기준에 따라 설계 지반운동이 20~30% 이상 차이날 수 있으므로, 중요 구조물이나 공공시설에 대해서는 지반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결 론
본 연구는 서울시를 대상으로 시추공 자료(지층정보 및 SPT-N값)와 지구물리 탐사를 통해 획득한 Vs 프로파일을 통합하여 지진 정밀구역화를 수행하였다. 자료 전처리, 공간 보간, 부지 분류 체계를 단계적으로 적용한 결과, 다음과 같은 주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1) 자료 통합 및 전처리: 다양한 자료원을 통합하고 최적화된 전처리 절차를 수행함으로써 Vs 추정의 정확도를 높였으며, 이를 통해 서울시 전역에 대한 지반 특성을 체계적으로 산정하였다. 또한, Moran I 통계량과 크리깅 교차검증을 적용하여 이상치를 제거한 결과, 기반암 심도 분포의 RMSE가 약 10.3% 감소하여, 대규모 도시 지역에서도 측정오류와 공간적 편중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2) 부지 응답 특성의 공간 분포: 한강 유역 저지대는 깊은 기반암과 낮은 Vₛ,soil이 결합되어 장주기 응답이 우세한 반면, 산악·구릉 지역은 얕은 기반암과 높은 Vₛ,soil로 단주기 응답이 지배적으로 나타났다. 또한, Vₛ30은 Vₛ,soil보다 전반적으로 큰 값을 보였으며, 이는 얕은 심도에서 암반이 분포하는 서울시 지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3) KDS 및 NEHRP 분류 결과 비교: KDS 기준(H·VS,soil)은 얕은 기반암과 상부 토층의 연약성을 비교적 정밀하게 반영할 수 있지만, TG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등급 간 TG 분포가 중첩되면서 실제 증폭 특성의 경계가 모호해질 가능성을 시사하였다. NEHRP 기준(VS30)은 적용이 간단하나, 얕은 기반암 지역에서 동적 응답이 과소평가 혹은 과대평가될 가능성이 있어 분류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동일 부지에서도 내진설계 시 지반운동이 20~30% 차이를 보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서울시 지반 특성을 고해상도로 분석하기 위한 기초연구로, 향후 대상 지역 범위를 확장하고 SPT–Vs 상관관계 고도화·지구물리 탐사 자료 확충·TG 기반 보완 분류 체계 도입 등을 통해 연구의 신뢰도를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지진 미소구역도와 부지응답 매개변수는 서울시 지진 재해 예측과 피해 저감 대책 수립에 중요한 기초자료로써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